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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간 이중규제로 망해가는 인삼산업

[기고] 김진호 충남도의회정책자문위원·전 대전연정국악원장

김진호2017.09.12 18:19:52


인삼을 특산물로 보호육성하고 인삼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 된 인삼산업법<1998.1.1.시행>에 의거 그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각광받던 ‘인삼’을 보건복지부가 이를 한약재 수급안정과 유통질서 확립할 목적으로 제정 된 ‘한약재수급 및 유통 관리규정’<보건복지부고시 제2006-69호>에서 한약재로 적용하면서 규제까지 강화해 버렸다.

인삼이라는 한 가지 농산물을 두고 ‘농수산식품부는 농산물’로 ‘보건복지부는 한약재’로 적용하는 등의, 애매모호한 행정규제는 대한민국 인삼산업을 살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를 ‘국가중요농업유산 제5호인 금산인삼농업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전승시켜 갈 동력마저 상실 할 위기에 직면하고 있어 이의 개선대책(규제완화, 육성방안 등)마련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1500년 고려인삼을 지킨 인삼경작인들

▲김진호 충남도의회정책자문위원·전 대전연정국악원장

대한제국(고종36년) 궁내부 내장원에 삼정과가 설치(1899년)된 이후 정관장이라는 브랜드를 내세우고 정부가 홍삼위주정책에만 올인 하는 바람에 금산곡삼, 풍기 반곡삼, 강화직삼 등 기타 인삼산업은 사실상 자력성장을 해나갈 마땅한 방도가 없었다. 홍삼시장잠식을 우려하는 정부가 골육지책으로 1972년 제정하였던 ‘인삼산업규제에 관한법률’ 때문이라는 지적이 팽배했었다.

그렇다. 1997년까지 전매청이 민영화 될 때까지 무려 98년 동안을 대한민국정부는 일구월심 홍삼정책에만 매달렸던 게 사실이다. 고려인삼의 고귀성이 세계로 널리 알려지면서 고려중엽 이후부터 개성은 중국과의 교역, 국제시장의 다변화를 통해 고려인삼의 집산지로서의 위상을 확보되자 인삼경작자들은 1910년 개성인삼조합을 설립하고 국내외로 백삼시장의 외연을 넓혀 나갔다.

인삼산업은 전매청이 있을 때가 훨씬 좋았었는데

조선총독부는 급기야 1930년부터 백삼통제강화정책을 강행하게 되고 1934년에는 인삼경작신고제를 인삼경작허가제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백삼유통부분에 정부개입이 시작됐다. 이런 와중에도 불구하고 풍기인삼조합은 1908년에 금산인삼조합은 1923년에 설립되어 ‘풍기 반곡삼과’ ‘금산곡삼’이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1970년대 초까지는 세계인삼시장을 거의 쥐락펴락하는 상태였었다.

‘독이나 습관성이 전혀 없고, 인체의 항상성 유지에 효과가 탁월하다’는 고려인삼의 성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인삼산업은 1990년대 초반부터 사실상 침체국면으로 곤두박질했다. 외국산 인삼의 저가물량공세와 내수부진 등으로 1990년 1억 달러를 상회하던 수출이 2003년에는 6,700만 달러로 감소할 만 큼 대외경쟁력이 약화된 채 대한민국 인삼산업은 지금 그 기반이 붕괴 직전이다.

인삼산업규제법 때부터 인삼산업이 골병들어

문제는 1972년 제정된 인삼산업규제법에 따라 관주도형 인삼경작조합연합회로 검사권(검사수수료 및 포장용기 구매권 포함)이 이관되면서 대한민국 인삼산업의 근간이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조합들의 거센 반발로 준조세 성격인 칸 세와 기타수익사업을 인정하는 약간의 인삼정책의 변화는 있었지만 조합별 생존기반은 이미 회생불능으로 쇠진했던 탓이 그이유다.  

1940년대 수삼의 생산통제를 빌미로 백삼의 유통배급까지 개입했던 조선총독부의 백삼홀대정책과 1972년 제정된 인삼산업규제법이라는 악법에도 불구하고 금산 사람들은 급기야 전국인삼의 7~80%가 금산으로 운집하는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인삼시장으로 키워놓았다. 물론 여기에는 백삼을 ‘금산곡삼’ 이라는 브랜드를 특화시킨 금산인삼조합(1923년 설립)의 공과 역할이 지대했다. 

인삼삼업의 취약점 간과 한 전매청 민영화작업

비록 서자취급은 받기는 했을망정 전매청이라는 국가기관이 인삼정책을 좌지우지 했을 때가 한국인삼산업의 전성기였던 것 같다. 전국 어디에서 생산 됐던 ‘금산곡삼’이라는 브랜드로 포장되면 세계가 인정했던 고려인삼이 지금은 존재가치마저 잃은 지 오래다. 1997년 전매청을 한국담배인삼공사로 민영화시키면서 인삼이 농수산식품부로 이관되면서부터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정부가 전매청을 수익구조 중심의 영리위주법인으로 바꾸면서 근 100여년 동안서자 취급을 했던 홍삼시장 이외 인삼산업의 취약점을 간과한 탓이다. 서슬이 퍼렇던 전매청이 없어지자. 중국산 저가인삼이 밀수입되기 시작했고, 절대 반출이 불가했던 인삼씨앗이 무려 70여 톤 이상 중국으로 밀수출 되는 등, 우리 대한민국의 인삼시장은 문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이제, 우리나라 인삼정책은 누구의 책임인가?

우리 금산도 이때 우리나라 백삼정책의 배로메타라고해도 좋을 90년 역사의 금산인삼협동조합을 잃었다. IMF이후 김대중 정부에 의해 전매청이 민영화되면서 인삼업계가 입은 충격파는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인삼업계는 지금도 여진이 채가시지 않은 상태다. 컨트롤타워가 없는 인삼업계가 좌충우돌하며 인삼산업재건을 위한 몸부림을 쳐보지만 아직은 역부족인상태다.   

이러한 와중에 보건복지부가 한약재 수급안정과 유통질서를 확립한다며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규정을 제정하면서 농산물로 취급되던 인삼을 덜렁 한약재관리대상에 삽입시켜버렸다. 대한약전에서 인삼을 한약재로 규정하고 있다는 걸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전혀 다르다 인삼이 건강식품으로 둔갑해 한의원의 보약시장을 잠식한다는 게 그 이유다.

중국은 인삼이 농산물, 한국은 인삼이 한약재

정말 시대정신을 외면한 기가 막히는 발상이다. 중국은 인삼공정이란 강력한 정부정책으로 그간 한약재 취급을 해오던 5년 근 인삼까지는 농산물로 6년 근 이상은 한약재로 규제를 완화하며 한국인삼보다 1/70로 농약을 줄이는 영농기법을 도입하는 등 호시탐탐 세계인삼시장을 노리는데 우리 정부는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강건 너 불구경만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보건복지부는 오히려 ‘한약재 및 수급유통관리규정’이라는 하위규정으로 농수산식품부의 ‘인삼산업법’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지금도 아사지경인 인삼업계를 부관참시 한 꼴이다. 정부는 하루속히 ‘한약재 수급 및 유통관리규정’〔별표2〕‘마’항 204개 품목에 삽입한 ‘인삼’을 삭제해서 침체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인삼산업에 활력을 찾아줘야 할 것이다.

상위법 우선의 원칙도 모르는 한심한 정부부처들

‘실정법상 상위의 법규는 하위의 법규보다 우월하며 상위의 법규에 위배 되는 하위법규는 정상적인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이름 하여 ‘상위법 우선의 원칙’이다. 인삼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농수산식품부 공무원들의 영혼이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보건복지부 규정이 농수산식품 관계법령을 규제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는데 어찌 그리 천하태평인지를 모르겠다.

인삼산업의 미래를 담보할 농수산식품부가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다.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는 국무총리 산하 국무조정실에서 간단히 해결 하면 될 일이다. 그깟, 보건복지부가 상위법우선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게 뭬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 대한민국인삼산업이 시름시름 생명력을 잃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는 분명 심대한 일대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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