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의 팔자 고치는 좌우명] <3>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은 한국경제계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경남 의령에서 출생한 그는 1930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 대학 전문부 정경학과에 입학하였다가 각기병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귀국하였다. 1936년에 마산에서 동업으로 협동정미소를 운영함으로부터 사업가로서의 길을 처음 들어섰다.

철학박사·중화서당 원장
이후 그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하다가 1948년에 삼성물산공사를 창설하였다. 이때부터 점차 사업의 규모가 커져갔다. 제일모직, 신세계백화점, 제일합섬, 삼성중공업, 삼성전자 등의 회사를 연달아 설립하여 적극적이고 활기찬 태도로 사업에 임하였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삼성그룹은 마침내 오늘날 세계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사주팔자를 연구하는 명리학(命理學)에서는 이병철 회장의 사주를 ‘시상편재격(時上偏財格)’으로 본다. 이러한 사주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재물을 보는 안목과 강한 추진력을 소유하여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 그런데 사주에서 볼 때, 그는 초봄의 큰 산으로 아직 냉기가 돈다. 그래서 오행의 측면에서는 화(火)를 요구하고, 정서적으로는 세상을 불처럼 밝히는 예술이나 학문 등의 분야를 좋아한다. 이처럼 화를 추구하면서 문예를 좋아한다는 것은 선비의 기질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이병철 회장이 비록 사업가이긴 하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불[火]을 좋아하고 또 문예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 그가 여러 사업 분야 중 인생 후반기에 시작한 전자산업은 지금까지도 큰 빛을 보고 있다. 전자산업은 전깃불을 도구로 하므로 오행으로 보면 화에 해당한다. 이병철 회장이 기초를 다진 삼성전자는 지금 세계 제일류의 기업체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문예를 추구하는 선비적 취향이 있어 예술품을 사랑했고 학문 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그는 동양학을 좋아했는데, 특히 공자의 <논어>를 아주 좋아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의 이러한 삶의 모습은 그의 좌우명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이병철 회장의 좌우명
그의 좌우명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이다. 이병철 회장의 삶은 물론이요 삼성그룹의 운명은 사실상 이 좌우명에 근거하여 전개되었다.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는 유학의 핵심 경전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말이다. 이는 선비가 학문을 통하여 먼저 자기를 수양한 후, 다음으로 가정을 잘 정돈하고, 그 다음은 나라를 잘 다스리고, 그 다음은 천하를 평정하도록 노력해야 함을 알려주는 말이다. 

선비는 본래 차분하고 치밀하게 궁리하는 습성을 가졌고 또한 문예를 좋아한다. 이병철 회장의 삼성은 선비의 이러한 점을 경영철학에 수용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그래서 삼성은 전자제품에서 보듯이 섬세한 사고방식 위에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였고, 또한 호암미술관과 호암아트홀을 건립한 데서 보듯이 문화예술분야에 관심을 쏟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병철 회장은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시하였다.

이것은 이병철 회장의 좌우명이 수신에서 바로 천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정의 단계’와 ‘나라의 단계’를 거친 이후에 천하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 것과 관련성이 있다. 그리고 이병철 회장의 좌우명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평천하’이다. 지금의 삼성전자는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섰다. 과연 좌우명의 말대로 ‘평천하’를 이룬 것이다. 이병철 회장의 좌우명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그의 경영철학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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